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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서평, 책리뷰], 헤르만 헤세 그는 왜 자연에 은둔했나
    오늘 읽은 책 2020. 7. 16.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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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목차

    1. 게으른 정원사의 즐거움
    즐거운 정원/ 보덴 호숫가에서/ 잃어버린 주머니칼/ 잠 못 이루는 밤들/ 자연의 복원

    2. 작지만 반가운 손님들을 초대하기
    여름목련나무와 난쟁이 분재/ 유년의 정원/ 작은 기쁨/ 아름다운 세계에서 날아온 낯선 손님/ 도시로의 나들이/ 여름 편지

    3.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계절의 유희/ 불꽃놀이/ 구름 낀 하늘/ 오래된 나무의 죽음을 슬퍼하며

    4. 만약 내가 고독 속에만 머물러 있었더라면
    땅으로부터의 행복/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기/ 내면의 부유함/ 나의 오랜 친구였던 복숭아나무/ 보덴 호수와 작별하며/ 정원에서 보낸 시간

    해설_전쟁과 폭력, 비인간화에 대항하는 헤세의 정원

     

     


    “인간만이 자연의 순환에서 벗어난 것처럼 살아간다

     

    - 헤르만 헤세 -

     

     

    데미안

     

    소설 데미안으로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는 40대가 되자 도시를 떠나 자연을 바라보며

     

    평생 정원을 가꾸며 살아갑니다.

     

     

    그의 은둔생활을 좋아했습니다.

     

    당시 유명작가이자 시인이였던 그는 도시에서 풍족하게 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좋은 집, 좋은 옷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시골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며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는 자연을 사랑하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소박한 사람이었습니다.

     

    헤르만 헤세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이러한 헤세의 내면이 담겨 있는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입니다.

     

    이 책은 에세이 형식으로 헤세가 스스로 나눈 대화가 세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헤세는 말합니다.

     

    "나는 유감스럽게도 쉽고 편안하게 사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늘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는데 그건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나의 감각에 최소한의 순수한 본질과 참된 형상들을 제공해주지 않는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는 건 내게 불가능하다. 현대 도시 안에서, 이용가치만을 따져 지은 황량한 건축물 속에서, 종이를 바른 벽 사이에서, 인조 목재 사이에서, 순전히 기만과 대용품만 활개치는 한가운데서 산다는 것은 내게는 전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곳에서는 얼마 안 있어 시들어 죽고 말 것이다"

     

    현대의 도시들은 자연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을 닮아가기보다는

     

    편의성, 경제성에 따라 자연과 어긋나는 모습을 살아가죠. 

     

    해세는 이런 것들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살았습니다.  

     

    <자연에 대해>

    "내 친구들은 물론 적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으면서 질책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내가 많은 일에 대해 기쁨을 느끼지도 못하고 오늘날 인류의 자랑이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기술을 믿지 않고 진보의 이념이라는 것도 믿지 않으며, 우리 시대의 찬란함이나 위대함도 믿지 않고 그 무슨 ‘지도적인 이념’이라는 것도 믿지 않는다. 반면에 나는 ‘자연’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무한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내 작은 정원에 봄이 온 것을 기뻐하면서 콩과 겨자씨앗을 뿌린다. 그리고 앞서 죽어간 식물들의 잔해를 거름으로 준다. 그러면서 그 죽어간 것들을 돌이켜 생각하고, 앞으로 피어날 식물들에 대해서도 미리 생각해본다.

    이 질서정연한 자연의 순환을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사실로 받아 들인다. 그리고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하는 순간, 내 마음속에는 땅 위의 모든 창조물 가운데 유독 인간들만이 이와 같은 사물들의 순환으로부터 어쩐지 제외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물들의 덧없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개성적인 특별한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너무도 기이하게 여겨진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들의 일상은 근면과 노고로 가득 차 있으나 성급함이 없고 걱정따위도 없는 생활이다. 그런 생활의 밑바탕에는 경건함이 있다. 대지, 물, 공기, 사계의 신성함에 대해 믿음이 있고 식물과 동물들이 지닌 생명의 힘에 대한 믿음이 있다."

     

    헤르만 헤세

     

    헤세는 자연 속 은둔생활을 자처하며, 소박한 정원에서 식물을 가꾸고 책을 쓰며 내면과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은둔생활에 대해>

    "나는 더 이상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신뢰를 쌓아가며 사귀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습관을 버렸다."

     

    "나는 혼자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 대신 작은 사물들과 일상적 교류를 한다. 내가 산책하러 나갈 때 들고 다니는 지팡이, 우유를 마실 때 쓰는 찻잔,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꽃병, 과일이 담겨 있는 그릇 이런 것들이 나와 교제하는 것들이다. 가장 좋은 교제상대를 들자면 내 작은 방 벽 책꽃이를 가득 채운 많은 책이다.

     

    그것들은 내가 깨어 있을 때나 잠이 들었을 때, 식사할 때나 일할 때, 날이 좋거나 궂거나 가리지 않고 나와 함께 한다. 그것들은 나에게 친근한 얼굴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함께 있으면 마치 고향 집에 있는듯한 기분 좋은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헤세에게는 지독한 불면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조차도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빠르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영혼이 자신을 스스로 의식할 수 있는 시간은 놀랍게도 너무나 짧다. 감각과 정신으로 지배되는 삶이 뒤로 물러서고, 기억과 양심의 거울 앞에 영혼이 숨김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시간은 너무나 짧다. 그런 일은 아마도 커다란 고통을 체험할 때, 돌아가신 어머니의 관 앞에 서 있을 때, 아마도 병상에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날 것이다.

    아니면 홀로 긴 여행을 한 끝에 다시 돌아와 처음으로 맞이한 시간에 일어나겠지만, 그런 시간은 언제나 무언가로부터 방해를 받고 왜곡된다. 그런 시간은 언제나 무언가로부터 방해를 받고 왜곡된다. 그런 점에서 잠 못이루는 밤은 가치가 있다. 오직 이런 밤에만 영혼은 외부로부터 강한 충격을 받지 않고 놀라움이나 두려움 또는 슬픔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

     

    "온화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물을 다정하게 가늠하고, 모든 인간적인 나약함을 잘 이해하는 일은, 오직 고독한 시간의 괴로운 정적 속에서 방해받지 않고 생각에 잠겨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수많은 밤을 조용히 누운 채 뜬눈으로 보낸 사람들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헤르만 헤세

    <정신적 가치에 대해>

    "우리는 돈과건강, 자유, 삶은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획득하고 소유한 정신적인 가치는 우리가 생명을 잃을 때만 동시에 잃어버릴 수 있다"

     

    "하루 중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쳐다보지 않거나, 활기에 가득 찬 좋은 생각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쌍한 사람은 없다. 노역하러 가는 도중에 머릿속에서 좋은 시구를 반복해 읊거나 멋진 가락을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죄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저 아름답기만 한 것과 달콤한 매력들에 지겨워 진 사람들보다 더 마음속 깊이 위안이 되는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이다.

    만약 슬픔에 잠겨 당신이 가진 것들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이따금 좋은 구절을, 한 편의 시를 읽어보라. 아름다운 음악을 기억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당신의 삶에서 느꼈던 순수하고 좋았던 순간을 기억해보라. 만약 그것이 당신에게 진지해진다면 그 시간은 더 밝아지고, 미래는 더 위안이 되며, 삶은 더 사랑할 가치가 있는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리라"

     

    헤르만 헤세

     

    책에는 이 외에도 헤세가 많은 식물들을 보며 마음을 묘사한 내용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표현이 정말 정교하고 아름답습니다.  

     

    왜 그가 노벨 문학상을 받고 대문호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소박한 삶을 살며 정원을 가꾸고, 토마토를 키우고, 낙엽 태우는 것을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는 현재에도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알려주는 정신적 스승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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